B로그
오후에 해가 길게 들어오는 우리 집 애랑 남편은 놀이터 가 있는 꿀같은 시간 집에서 커피는 주로 네스프레소로 먹지만 가끔은 깔끔한 드립 생각이 난다 덜 깬 정신으로 갉갉 하고 있으니 잠도 깨고 좋은 주말이구나 싶었어 전동 그라인더는 시댁에 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핸드밀 썼는데 전기도 안쓰고 시끄럽지도 않고 팔운동도 하고 오히려 좋아(?) 양 많을 때 팔아프면 애 시키면 됨 (좋아함) 세상사람들, 전동말고 핸드밀 사세요 핸드밀 (다 같이 죽자) 나름 재밌는 식집사 생활 쪽파 뿌리 몇개 남겨서 심어놨더니 잘 자란다 물에 담궈논 것도 잘자라고 흙에 심은 것도 잘 자란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갈 때마다 두 배씩 자라있어서 재밌음 방토도 없고 고수도 없지만 이제 있는걸로 대충 해먹는 얌운센 이래뵈도 먹을만 합니다...
내가 요리를 싫어하는 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하는 족족 망치기만 하는 완전 똥손도 아닌거 같은데 분가해서 밥상의 주체가 되고나니 이상하리만치 자신이 없다. 메뉴 하나 정도는 레시피 따라 해볼 순 있는데 이거저거 조화롭게 밥상 차리는 게 나는 너무 어렵다. 일상에서 밥해먹고사는 사람들 정말 다 존경스럽다. 지난 주말 아침 티비 앞 아들밥상 시댁에서 가져온 닭곰탕, 오이지무침 배추김치 씻은거 피카츄돈까스 돼지불고기 짜투리야채 그나마 좀 차린 정상적인 밥상인데 애는 피카츄돈까스밖에 안먹었음 슬픔 이게 또 차려도 안먹어주면 성취감이 바닥을 치면서 더 안하고싶어짐 흐ㅇ ㅏ.. 갈 길이 멀다
1. 완벽한 식재료 보관의 꿈 주방발코니가 북동쪽인데도 가끔 해가 비스듬하게 들어오는데, 세탁기와 벽 사이 틈(해가 전혀 안드는 스팟)에 양파와 감자를 보관했더니(종이박스에 신문지 뭉치와 함께 보관함) 이 더운 여름 내내 아주 멀쩡한 컨디션을 유지해서 너무 기쁘다. 요리를 자주 안하다보니 감자 양파 사놓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진짜로 이거 하나로 행복해짐. 이렇게 까지 기쁜 데엔 물론 서사가 있는 것이다. -이사와서 처음엔 여름이 아니었어서 해 안드는 서늘하다 생각한 곳(실외기실)에 보관했는데 생각보다 감자 싹이 너무 잘나고 양파도 잘 무름! → 내가 몰라서 그렇지 은근히 해가 들었던 것임. -상하기 전에 냉동보관 결심! 양파는 미리 손질해서 냉동하고 감자도 냉동보관법 찾아보니 살짝 익혀서 얼려야 한대서 그..
회사 업무수첩은 꼼꼼하게 채워져 있다. 월말에 다다르기 전에 다음 달을 준비한다. 전 달, 전 분기, 전 년도 동월 일정표를 참고하고 온갖 체크리스트를 열어보며 다음 달 일정표에 빠짐없이 기재한다. 그리고 당장 오늘내일 끝내야하는 업무 파악은 별도로 매일 한다. (당일 것만 간신히 쳐내는 하루살이)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언젠간)해야하는 큰 건이 뭐가 있나 늘 따로 기록해둔다. 안쓰면 잊으니까 꼭 써야해. 근데 웃긴게 내 개인의 생활은 일정표가 없다. 계획도 없다. 뭔가 잘못됐음을 새삼 깨달았다. 회사의 나는 그냥 부분인데..? 전체의 나는 어디 있어?
지난주부터 왜이리 졸리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을까 요런 나태주기까지도 다 나름의 밸런스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합리환건가 긴장 딱 하고 할 일에 매진하거나 의욕에 차 있을 때도 있고 일정이 좀 느슨해지면 빡셈의 반작용으로 좀 게을러지기도 하고 그런거 아니겠어.. 라고 그래도 요 나태함을 최대한 빨리 벗어나고싶은데 뭐가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 "습관" 이야기에 이어서.. 일단은 하나씩 안좋은 습관을 떼버리려고 하는데 그 첫 번째가 자기 전에 누워서 (쓸데없이)핸드폰 보지 않기 요거다. 욕심 안내고 일단 이거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 저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컨디션 유지"와 "일찍 일어나서 아침시간 갖기"다. 출근 전 아침시간을 활용해서 남편과 아이를 위한 먹거리 등 준비로 쓰거나 짬내기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