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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무한대집회

chirisa 2013. 3. 3. 20:12




난생처음 팬미팅이라는 걸 다녀왔다. 혼자. 무한대 집회인지 무한 대집회인지 이름도 요상한 팬미팅. 왠지 팬미팅이라기보단 팬서비스 차원의 저렴이 콘서트엘 다녀온 기분.
콘서트장으로도 규모가 작지 않은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대규모 팬미팅이라니, 뭐지 싶었다. 공식팬클럽(인스피릿) 16,500원, 일반 33,000원 이라는, 뭘 보여줄건지 딱 감이 오질 않는 애매한 티켓가격에, 일단 저렴하니까 예매는 하고 보자.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예매 전쟁에 뛰어들었.... 으나 무기도 못 들어보고 초라하게 전사... ㅡㅡ 아이돌 공연 예매라는건 이런거군요... 예..예...
가까스로 새벽 취소표를 건젔지만 자리는.. 전체 경기장을 조망할 수 있는 아주 높은^^  뭐 그런 자리였지. 게다가 표 두 장을 못구해서 달랑 하나. oh oh 여기 만이천석에 외로운 섬하나 추가요.


요컨데 이번 팬미팅의 취지는 이거였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인피니트. 그리고 Thanks to 인스피릿.
뷔 3년차 아이돌로서 이제 새 앨범을 낼 때 마다 1위를 기대하는 나름 인기 그룹이 됐는데, 어느새 지금의 인기를 당연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데뷔 초의 그 풋풋함을 다 잃은 건 아닌지, 한 마디로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필요성을 스스로 느꼈던 것 같다. 게다가 그동안 성규, H 등 개인활동을 활발히 하느라 인피니트의 정체성이 흩어졌다고 느꼈는지 인피니트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나름의 의식을 치르고 싶었던 것 같고. 그리고 인기 아이돌의 필요조건인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오랜만에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 멤버들이 먼저 제안해서 기획하게 된 자리였다고 하는데 괜찮은 시도였다는 생각이든다. 팬으로써 맛있게 받아먹은 값싸고 질좋은 먹이였음..


준비한 건 이랬다. 

의상, 안무, 노래를 원곡에서 가감하지 않은 무대. 다시돌아와 She's back BTD Nothing's over 내꺼하자 파라다이스 추격자, 앵콜로 하얀고백 With.. 까지. 대표곡들을 주욱 했다. 데뷔 때부터 하나하나 기억을 되짚듯이. 

그리고 팬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언제 어디서 찍힌 사진인지 맞추며 기억력 인증 겸 토크도 하고, 예전 당나오나 깨플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망원동 숙소에 가서 촬영해온것도 틀어주고왕게임 하면서 팬서비스도 해주고완전체 커밍쑨 티져도 보여주고. 

무대와 토크를 번갈아 가면서 2시간 반 동안 시간을 채웠는데, 솔직히 진행이나 토크 내용에 있어서는 조금 깔끔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팬 입장에서 재밌는 시간이긴 했다. 

근데 사실 우스개 소리로 인피니트 이제 떳다고 변했냐, 초심을 잃었냐 이런 얘기 많이 하는데 아무리 초심을 잃지 않겠다 발버둥 쳐도 신인 때의 마음을 다시 가질 수는 없을거다. 그 점은 그냥 받아들이는 게 낫다. 초심이 문제가 아니고, 솔직히 냉정하게 말해서 인피니트가 초심을 잃었네 마네 할 만큼 안정적인 위치에 오른 것도 아니라는 걸 인식했으면 좋겠다. 애초에 아이돌 시장에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게 있긴 한가말이다. 아이돌 인피니트는 그저 매순간 열심히 하면 된다. 살아남고 싶으면 연습생 때의 반의 반 만큼이라도 열심히 하는 수 밖에. 현실의 상황이 그렇게 두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안쓰럽긴 하지만.. 그저 울림이 현명하길 바랄 뿐이다. 암튼 내가 느낀 그들의 마음이 다시 처음처럼 열심히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맞다면, 장하다. 쓰담쓰담. 


근데 난 왜 아이돌 가지고 혼자 논평질이여..

아이돌 팬질 처음 해보는데 팬덤이라는 바닥이 참 지저분한 진흙탕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왜 어딜가나 사람사는 세상은 이렇죠. 






어쨌거나 난 인피니트가 좋아. (이딴 결론 집어쳐..)
나야 초창기부터 다 지켜봐온 건 아니지만 그래도 데뷔부터 지금까지 많이 성장한 인피니트를 보면 아이구 내새끼..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누님수니라는게 원래 이런건가.
성종이 그 애기애기하던 꼬맹이가 미모 폭발하고 섹시터지는거 보면 어흌ㅋㅋㅋㅋㅋ 이런 덕후누나가 널 조아해서 미아내....ㅠ ㅠ 여튼 우쭈쭈 성종이 우리성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인활동을 확장해 나갈건지 가장 모르겠고 그래서 가장 궁금한 성종이. 화이팅.

명수는 초창기에 비해 노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래도 노래쪽으로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연기쪽에서도 단단히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많은 것들이 뒷받침 됐으면 좋겠다. 가장 안타깝고 마음쓰이는 게 명수..흑흑

성규는 똑똑하고 말도 잘하고 늘 듬직한 리더였지만 요즘엔 초창기보다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아서 보기 좋다. 본인을 위해서 인피니트를 위해서 항상 고민해줬으면. 그리고 은근히 진짜 귀여워 성규.. //_/// 성규 보컬도 난 참 좋고.
우현이는 정말 마음이 따뜻한 애라는 게 느껴진다. 멤버들에게나 팬들에게나. 실력을 더 갈고 닦아서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보컬리스트로 딱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동우는..ㅋㅋㅋ 가끔 조증인것 같지만 뭐 그게 매력이니까 좋아. 구리 출신이라서 더 정감가는 동우. 잘 웃는 만큼 그 배면엔 나름의 아픔이 있겠지만 보여지는 웃음만큼 마음이 건강하길.. 바래본다. 그리고 인피니트에서 그나마 가능성있는 랩퍼인 것 같아서 그 존재가 고마움ㅋ 

호야는 다재다능해서 보고 있으면 내가 다 뿌듯하다. 방송 센스도 있어서 내가 호야 예능은 믿고보지. 호야 성규 성열 우현이가 마이크 잡으면 괜찮은데 동우 성종 명수가 입을 떼면 보는 사람이 안절부절.. 
성열이는 참 꾸밈없고 솔직한게 매력. 보여지는 모습이 자연스럽다는 건 큰 미덕이다. 철없는 장난꾸러기 같지만 은근히 진국.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더 노력하는 모습을 응원하고 있음.


하.. 진지돋는 빠수니 일기.. 이걸 올려 말어








+빠수니들의 대규모 집회 분위기는 처음 보는거라 나름 인상적이었다. 같은 환호와 비명이라도 락페나 밴드 콘서트에서의 열기와는 또 다른 느낌.. 귀가 매우 아프다 ㅋ

+그러고보니 난 마치 집에서 티비보듯 걍 앉아서 관람만 하고 옴. 

+난 어쩌다 인피니트 수니가 됐을까.. 사람 일은 모르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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