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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 아니 이 사람.

chirisa 2010. 11. 9. 00:10




 
"글을 쓰는 것만이 아니라 이십 대답게 사는 모든 행위가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저는아주 안온한 삶에 대한 갈증도 있어요. 편안하면 좋겠고, 예쁘게 웃으면서 돈 벌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당연히 있는데 그걸 계속 떨쳐내고 이십대의 나를 억지로 끼워 넣는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이미 조숙증을 앓았던 사람이고, 세상을 요령 있게 살 수 있는 룰 같은 것도 어느 정도 터득했는데 그걸 버려야 하는 거예요. 나는 너무 현실적인 놈인데 현실에 머물러 있지 못하겠다는 딜레마에 빠진 거죠. 왜냐 하면 세상에서 성숙이라고 하는, 어떤 해답을 찾고 거기서 멈추고 가진 것들을 지키면서 눌러앉는 방식이야말로 제가 생각하는 미성숙이거든요. 끊임없이 답을 구하고 질문하고 앞으로 나가고 무너지기도 하는 거야말로 진짜 성숙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청춘이란 말이 새로 쓰이면 좋겠어요. “아유, 저 친구 청춘이야”라고 하는 건 “저거, 어린놈이야”라는 뜻이잖아요. ‘청춘’이 그저 미성숙하고 치기어리고 열정만 가득한 이상주의자들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진정 성숙하고 올바른 자세를 가진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다시 쓰이면 좋겠어요."

...

"우직했던 것 같아요. (웃음) 내 신념과 가야 할 길이 분명했고, 그걸 버틸 수 있던 이유는 조급하지 않았기 때문일 거예요. 이를테면 사람들은 십 년 후의 방대하고 이상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십년이라는 시간을 희생하고 타협하며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잖아요. 학교를 다니는 것도 어떤 면에선 비슷해요. 그 시간을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음에도 미래를 위해 희생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 과정 속에서 충분히 내 신념을 지키고 내가 만족하는 삶을 살면서도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꼭 스물다섯에 이루지 않아도 돼, 서른다섯이어도 되고 마흔 다섯이어도 돼. 그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나를 잃는 것보다는 나를 지키면서 천천히 가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던 거구요. 사실 지금 이렇게 뭐라도 되는 것 마냥 얘기하고 있지만 저 역시 또 어떻게 변질될지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연예인들이 말하는 “초심 지키겠습니다”가 “항상 똑같이 겸손하겠습니다”라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초심이라는 건 내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무엇을 찾고 있으며 나의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해 내 마음 제일 밑바닥에 있는 생각인 것 같아요. 그게 항상 1번에 있어야 하는 건데 2번이 되고 3번이 되는 순간 변질돼 나가기 시작하는 거죠. 그러니까 아무리 힘들어 죽겠어도 1번은 지키자! (웃음) 그 다음은 현실적으로 조금 뒤바뀌더라도 말이에요."




 

 


내가 그토록 갈망했던 우리 세대의 이상적인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는 이 동갑내기 남자애가 어찌 이쁘고 고맙지 않을 수 있을까.
배우 유아인의 진가는 아직 모른채 사람 엄홍식이 그냥 좋아져버렸다.
같이 성장하고 싶다.
지금처럼 작품으로, 글로, 
반짝반짝 빛나든, 썩은내가 나든, 나 여기에 있다고 처절하게 소리지르고 몸부림치면서,
그렇게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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