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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그냥 쓰는 포스트

chirisa 2014. 8. 3. 21:42

금요일 반차까지 쓰며 앞당기고 싶었던 주말이었는데 허무하게 보내버렸다. 그냥 허무하다고 해버리면 주말동안 한 일이나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도 그냥 그렇게 몰아넣는 것 같지만 사실 그건 아니고, 뭔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져보려 했는데 그게 잘 안됐다. 그래도 지금의 기분은 그럭저럭 나쁘진 않다.

엄마 집에서 주말을 보내고 늦은 시간에 다시 돌아가고 있다. 언니는 없지만 빈 집은 아니다. 순이가 있다. 헤헤

버스를 기다리는 데 갑자기 갈증이 났다. 마침 이번에 오는 차가 치고지행이라 보내고 건너편 편의점에 가서 1+1 마테차를 사왔다. 별거아닌 걸로 기분이 좋아짐.

금요일엔 원래 휴가를 내고 싶었다. 요즘 회사에 질력이 나서 심신이 지쳐서 그냥 다 내팽개치고 싶었다. 그래도 꼭 그 날 해야할 업무가 있어서 오전 내에 정리하고 점심시간 목전에 휴가계를 내고 나왔다. 오히려 상사가 내 눈치를 본다는 것이 이 자리의 편한 점이지만 그만큼 비정상이라는 얘기.

언제나 내 휴가를 응원(?) 해주는 직장동료의 추천으로 반차 후 퓰리처상 사진전을 보러 갔다.
축지법을 쓴 기분을 내게 해주는 9호선 급행을 타고 고속터미널에 가서 우선 밥을 먹었다. 평일이라 여유로울 줄 알았던 건 나의 착각일 뿐! 백화점에도 터미널에도 지하상가에도 사람이 북적북적.. 휴가철이라 더한가? 백화점 지하에서 가까스로 빈자리를 찾아 점심을 해결하고 지하상가에서 옷구경을 했다. 아무것도 못 건져서 허탈.
남부터미널역에 내려서 예술의 전당까지 걷는데 와... 날씨가.. 땀과 열좀 식혀야겠어서 예전 건너편 스벅에 들어갔다. 여기도 사람이 많네.. 순간적으로 초코가 땡겨 자바칩을 시켰지만 가져오자마자 후회. 내가 먹고싶었던 건 그냥 아이스아메리카노였다.. 바보.
회사에서 하나 쟁여논 노트를 피고 요즘 고민 중이었던 것에 대해 적어봤다. 마인드맵을 그려보았다. 주제어를 모호하게 잡아서 잘 되지 않았다. 바보.

좀 앉아있다가 일어나 나왔다. 티켓팅을 하고 났는데 꺼냈던 신용카드가 보이지 않았다. 계산할 때 떨어뜨렸거나 잘못 냈거나 한 것 같았다. 다시 가볼까 했지만 줄도 길고.. 마침 교통카드 태그가 안먹던 불량카드여서 그냥 이 참에 재발급을 받으면 되겠다 싶어서 바로 분실신고와 재발급신청을 했다. 후에 카드사로부터 안내데스크에서 습득했다는 연락이 왔고 다시 찾아왔는데 분실신고 취소를 안해서 그 날 저녁 가산역 투썸플레이스 계산원으로부터 "도난분실카드 라고 뜨는데요" 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는 건 안자랑..

버스에서 내려야 하니 여기까지만 쓰고 올려야지. 이어서 쓸지는 모르겠다.

마저 써야지.

쓰다보니 8월 1일 일기가 되어간다. 어쨌든 퓰리처상 사진전을 봤다. 보기 전 막연히 잘찍은 사진 전시라고 생각했던 나는 바보. 저널리즘으로서의 기록물에 대한 전시라는 느낌이랄까, 역사공부를 하고 나온 기분이었다. 전쟁사진이 많았는데,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전쟁들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지 많은 사진들이 있었지만 평생 시카고의 삶을 찍었다던 존 화이트의 사진들이 가장 인상깊었다. 퓰리처상을 받은 일상의 사진들이라니.. ㅎㅎㅎ

아아 옆에서 순이가 야생짐승처럼 격하게 놀고 있다. 집에 돌아와보니 스피커 전선이 동강나 있었다 ;_ ; 싸구려라 다행이야... 옛다 아예 작정하고 갖고 놀아라 하고 던져줬더니 미친듯이 노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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