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로그
2011년에 본 영화 본문
극장상영과 상관없이 내가 올해 봤던 영화들 중 좋았던 걸 골라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본 순서대로
I Am Love (2009, 루카 구아다그니노)
이동진 기자가 극찬해서 극장으로 달려가 본 영화.
주연 틸다 스윈튼은 그래도 친숙하지만 아무래도 이탈리아 영화라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생경했다. 유럽 영화란~
1월에 본거라 기억도 가물가물..
인상적이었던 건 엠마의 감정이 변화하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연출이 더없이 세심했달까. 연출이 무뚝뚝하고 차가운 것 같으면서도 빛 줄기 하나하나 까지 세밀한.. 인물의 내면을 표현해 내는 게 꼭 배우 혼자만의 역할은 결코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 물론 틸다 스윈튼의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영화에서 밀라노와 대비되어 나오는 바닷가 마을이 참 좋아보여서 이탈리아 여행가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또 이 영화 하면 꼭 생각나는 건 "왕새우포르노" ㅋㅋㅋ
마더 (2009, 봉준호)
설 연휴에 TV로 본..
<괴물>보고나서 봉준호 영화에 약간 실망했었다. 그래서 마더도 별 기대 안했고 더구나 원빈 주연이라 오히려 더 기대치가 떨어졌었지. 그치만 내가 놓친 게 하나 있었으니 장르가 스릴러잖은가. 살인의 추억은 최고였지 참~
역시 봉준호는 스릴러인가.. 정말 괜찮았다.
스토리 탄탄하고 긴장감있고 가끔 공포영환가 싶을정도로 무섭기까지 하고ㅋ 배우들 연기도 좋고.. 특히 마더 김혜자 슨생님.. 와... 그리고 봉테일의 섬세한 장치들은 섬뜩하기까지 한..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이 영화의 제목이 <마더>라는 것.. 스릴러고 반전이고 뭐고 결국 영화의 초점은 마더다. 마더. 마더..
엄마 없어? 라고 묻고 우는, 잊혀지지 않는 그 장면.
시 (2010, 이창동)
이것도 설 연휴 TV로 봤던..- -; 앞으로 이창동 감독 영화는 무조건 극장에서 보겠습니다. 충성..
시 한 편 쓰기 위해 어렵게 어렵게 러닝타임을 달리는 그녀를 보면서도,
시가 뭐 별건가 그냥 쓰면 되지. 나도 쓸 수 있을거야. 하다가 영화 마지막의 그 시가 너무 아름다워 부끄러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최루성 눈물 짜내기 영화에 순간적으로 당하면 눈물을 감추고 싶어지지. 이창동 영화는 그런 식으로 눈물을 짜내게 만드는 장면이 결코 없다.
자려고 누워서도 목구멍까지 천천히 차오르는 감동을 이기지 못해 끝내 눈물 흘리게 만드는..
그런 영화도 있다.
소셜네트워크 (2010, 데이빗 핀처)
어떤 영화든 간에 음악을 완벽하고 절묘하게 잘 쓰는 영화는 그저 사랑스럽다. 그리고 음악을 완벽하게 잘 쓴 영화가 엉터리인 경우? 못봤다.
소셜네트워크는 마크의 속사포 대사와 신발소리 하나 까지도 음악의 일부로 들리는 영화다. 그러고보니 파이트클럽도 음악을 정말 잘 썼지..
이 영화에서 건진 최대의 수확은 역시 제시 아이젠버그가 아닐 수 없다.. 싸가지 없고 찌질한데 완소완소
블랙스완 (2010, 대런 아로노프스키)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가 압도적이었던.. 백조와 흑조의 그 극적으로 상반된 묘사를 이 영화보다 더 잘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연출과 특수효과의 덕도 있겠지만 그녀의 존재감은~ 후덜덜..
퇴물 프리마돈나 역으로 나왔던 위노나 라이더도 기억에 남는다. 위노나가 연기했기에 캐릭터가 더 설득력을 얻은 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 근데 위노나는 저 역을 연기하면서 어떤 기분이었을까.. 좀 안쓰러웠다.
부당거래 (2010, 류승완)
개봉 당시 입소문이 참 무성했다. 영화 참 훌륭하다고. 뒤늦게 집에서 봤더랬지.
잘 만든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가장 먼저 감탄하게 되는 건 역시나 배우들의 연기. 좋은 배우들의 앙상블이란!
이 정도면 한국영화에서 걸작이라 할만도 하겠..다만 완벽하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한국영화 특유의 뭐랄까.. 난잡함(?) 표현이 안좋은데, 하여튼 그런 게 조금 아쉽다. 극 마무리도 아주 약간 아쉽고.
그래도 훌륭하다. 씁쓸하지. 현실을 빼다 박은 것 같아서. 흐흐 뭐니뭐니 해도 검사가 짱이라능..
드래곤 길들이기 (2010, 딘 데블로이스, 크리스 샌더스)
라디오천국을 듣다가 유희열이 극찬을 하길래 찾아서 봤다.
너무 귀여운 영화다. 아동 가족극으로 부족함이 없다. 3D로 봤으면 훨씬 재밌었겠지? 난 대체 3D영화는 언제쯤 보게될까- -;
히컵과 투쓸리스가 친해지는 장면에서 투쓸리스가 하는 행동은 딱 봐도 고양이다. 드래곤을 묘사하는 데 고양이의 행동을 따올 생각을 하다니ㅋ
엔딩에 시규어로스 노래가 반가운ㅎㅎ
Lord of Dogtown (2005, 캐서린 하드윅)
독타운의 제왕들. 히스레저땜에 본 영화.
미국의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로 시대를 풍미했던(?) 청년들의 이야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초반부엔 암울하고 절망적인 것만 그리는 영환가 싶었지만 종국엔 감동이 있던..
LA 컨피덴셜 (1997, 커티스 핸슨)
범죄 스릴러 액션 드라마 에로틱 시사풍자 등등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는 이 영화. 이건 머, 걸작이다.
근데 시나리오가 너~무 복잡해서 극 흐름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자막 읽다 지쳐..
어쨌든 재밌고, 캐릭터가 하나하나 설득력 있어서 극 중 갈등에 몰입하게 된다. 정말 복잡하지만 모든 영화 요소가 적절한 균형을 이뤄서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영화.
좋지 아니한가 (2007, 정윤철)
유아인땜에 본 영화ㅋ
가족 풍자 코미디랄까.. 재밌다. 신선하고 귀엽지만 공감의 쓴웃음도 있는, 썩 괜찮은 영화였다.
유아인땜에 봤는데 만족스럽게도 여기서 유아인 연기 좋다. 찌질한 용태 그대로, 유아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2011,데이빗 예이츠)
해리포터 시리즈의 끝. 보기 전부터 아쉬웠다.
여덟편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서 그동안 행복했음을.. 흑흑. 안녕 해리..
완득이 (2011, 이한)
또 유아인~
코믹하고 따뜻한 영화다. 아주 훌륭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좋은 영화다. 소위 사회 취약계층이라 부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내는..
유아인의 연기는 좀 덜그럭 거린다. '완득이'는 <좋지 아니한가>의 용태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종대에는 이르지 못했다.
반면에 똥주 김윤석은... 정말 훌륭한 배우라고 밖에는..
The Tree of Life (2011, 테렌스 맬릭)
처음 볼 때 정말 난감했다. 이런 영화는 처음..O_O;
두번 째 언니랑 같이 보고 나니 처음 만큼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우주 삼라만상을 담아낸 영상을 굳이 이 가족의 이야기와 꿰어 맞추려는 생각은 그냥 안하는게 속편할지도 모르겠다.
신의 영역을 영상으로 그리려 했달까.. 그 안에 한 가족의 이야기가 있고, 또한 그 가족의 이야기 안에 우주와, 신에 이르는 길이 녹아있다.
상당히 종교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보편적 진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역들의 연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사실적이고 섬세하다. 이게 연기라면 징그러울 정도로.(연기지만) 여배우도 정말 인상적이었고 브레드피트도 좋았지만, 사실 난 브레드피트가 너무 브레드피트로만 보여서 몰입에 방해가 되던데..
한 가지 가장 물음표인 점은 숀펜 부분... 영화에서 꼭 그 부분이 필요했던걸까.. 모르겠다. 뭐 나에겐 어려운 영화였으니 내가 깊게 보지 못한 탓이 더 크려니 한다 - -;ㅋㅋ
+ 종교적 사색과 구원의 과정을 겪는 이야기의 화자, 전체 흐름을 쥐고 있는 key가 숀펜이다. 난 뭘 본거야 대체ㅋ
+ 근데 그렇게 되면 이 영화 좀 매끄럽지 못한 거 아닌가..
번외로
스틸라이프 (2006, 지아 장 커)
문제의 스틸라이프ㅋㅋ
분명 꽤 코믹한 부분도 있고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후반부에 졸아버렸다. 좋은 영화랍시고 극장에서 보는데 졸아버리면 나 스스로가 얼마나 실망스러운지ㅋ
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지만 사실 그 정도로 재밌지도 않았던 건 사실..- -;
나 역시 꽤나 대중적 취향이라 예술영화는 잘 못보는 편인듯..
그리고 또 올해 봤던 영화 중 <도가니>가 있지.
사회적으로 워낙 파장이 컸고 메세지가 있는 영화라 작품만으로 평가하기도 좀 애매하다. 사실 영화만으로 평가하자면 난 썩 좋은 평은 못 내리겠는데.. 그래도 사회적 반응을 유도하는 게 목표였다면 성공적으로 잘 만든 것임엔 분명하겠지.
또 액션 블록버스터로 <엑스멘 퍼스트클래스>랑 <미션임파서블 고스트프로토콜>이 괜찮았다. 엑스맨 시리즈를 전혀 보지 않은 나로서는 입문하기 좋았던 퍼스트클래스. 상당히 재밌었고,
최근에 본 미션임파서블4 역시 액션 블록버스터로서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량을 발휘 한 것 같다. 다만 두바이 까진 최고로 흥미진진했는데 인도로 가면서부터 좀 맥이 빠지는.. 탐 크루즈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단 헌트로 나올 때 만큼은 멋지다ㅋ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