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로그
그는 미친 듯이 벌떡 일어났다. 본문
그는 미친 듯이 벌떡 일어났다.
"포드!"
포드는 한쪽 구석에 앉아서 콧노래를 부르다가 그를 올려다봤다. 포드는 우주여행 중에서도 늘 이 초공간 이동이 가장 괴롭다고 생각했다.
"응?" 그가 말했다.
"네가 이 책이란 것의 조사원으로 지구에 왔다면 지구에 대한 정보를 분명 좀 모았을 테지."
"뭐, 먼젓번 기재 사항을 조금 보충할 수는 있었지. 맞아."
"그럼 이 판본에는 뭐라고 적혀 있는지 봐야겠어. 꼭 봐야만 되겠어."
"그래, 좋아." 그는 다시 책을 넘겨줬다.
아서는 책을 들고 떨리는 손을 진정하려고 애썼다. 그는 관련 페이지를 찾기 위해 단어를 쳤다. 스크린이 깜박이고 소용돌이친 뒤 한 페이지의 글자들이 나왔다.
"지구라는 항목이 없잖아!" 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포드가 어깨 너머로 들여다봤다.
"아니야, 있어. 저기 있잖아. 스크린 아래쪽을 봐. 에로티콘 제6행성의 가슴 셋 달린 창녀 엑센트리카 갈룸비츠 항목 바로 위에 말이야."
아서는 포드의 손가락을 따라가 그것이 가리키는 곳을 봤다. 잠시 동안 그는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다음 순간 거의 폭발 직전의 심정이 됐다.
"뭐라고? '무해함'? 그게 다야? '무해함'! 단 한 마디뿐이라니!"
포드가 어깨를 으쓱했다.
"음, 은하계에는 천억 개의 별이 있어. 그리고 이 책의 메모리칩에는 한계가 있지." 그가 말했다. "게다가 지구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도 물론 없었고 말이야."
"좋아. 제발이지, 네가 그걸 좀 개정해줬으면 해."
"아, 물론이야.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편집자에게 새로운 내용을 전송했어. 편집자가 좀 다듬긴 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개선이 됐어."
"그래서 지금은 뭐라고 되어 있는데?" 아서가 물었다.
"'대체로 무해함'." 포드가 다소 당황한 듯 헛기침을 하며 고백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중에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