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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 본문
싱글이라면 누릴 수 있는 자유라던가
백수라면 누릴 수 있는 여유라던가
그런 걸 헤아리면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지 못한 조건을 가정하고 그리워하거나 부러워하는 건 정말 쓸데 없는 시간 낭비겠지
그러는 대신 지금 현재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행복으로 알고 즐기며 살면 될텐데
왜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걸까?
지금 못 가진 것을 갈망하는 이 어리석은 굴레에서 벗어나고싶다..
지금의 행복을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내는 방식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을 것 같다.
1.지금 누리고 있으면서도 감사를 모르는 것과
2.지금의 조건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냥 (게을러서,핑계가 많아서)안하고 있는 것.
음... 두 가지 차원으로 정리를 해보려했는데 막상 쓰다보니 그 경계가 모호하고,
1.은 너무 원론적이라 사실 감사를 "모르지는 않는" 것들이었다. 이미 머리로는 알고 있는건데 너무 당연한 것들.
그리고 2.는 1.의 방법론 같은 느낌으로 써진다. 이를테면 아래 처럼.
1. 지금 누리고 있으면서도 감사를 모르는 것
- 부모님의 존재와 건강
- 배우자의 존재와 건강
- 지금만 볼 수 있는 아이의 예쁨, 성장과정
- (나름?)안정적인 회사생활과 소득
- 휘경동 라이프
- 여의도 라이프
- 내 젊음, 건강
2. 지금도 할 수 있는데 (충실히)안하고 있는 것
- 좋은 책 읽기, 좋은 영화 보기
- 글쓰기
- 언어공부하기
- 부모님과 많은 시간 보내기
- 아이와 보내는 매순간 아이에게 충실하기
- 생활반경에 있는 것들 누리기
난 가끔 쓸데없이 카테고라이즈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냥 하면 되는데..
어쨌든 이런식의 두루뭉실한 카테고리는 별로 도움이 안될 것 같고
좀 더 단순하고 명확한 실천리스트가 필요하다. 그냥 떠오르는 것!
완전 의식의 흐름대로 쓰고있네
시간이 지나 지금 이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아쉽고 후회될만한 것들이 내가 지금 누려야할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몇년 후 내가 후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들을 써보자.
1.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에 좀 더 충실하지 않았던 것
2.시댁으로부터 독립하기 전에 어머니의 시그니처 메뉴를 배워두지 않았던 것
(된장찌개, 꽁치김치찜, 각종김치, 잔치국수, 돼지등갈비찜, 계란찜, 멸치달래간장, 꽈리고추조림, 멸치볶음, 양념게장 등등)
3.아버님에게 좀 더 살갑게 못한 것
4.사소한 지출을 통제하지 않은 것
5.좀 더 젊을 때 근력을 키워놓지 않은 것
6.결국은 지지부진 영어회화도, 일어회화도 하나도 늘지 않은 것
7.독서를 멀리한 것
8.좋은영화로 마음에 양식을 주지 않은 것
9.continue..
이것들을 위한 실천리스트도 있어야겠네
더이상 구구절절 떠들자니 이미 굉장히 초딩 방학일기같은 느낌이라 여기서 마무리..
어쨌든 중요한 건
지금 이 시절을 즐기자. 라는 것.